한국건설기술연구원 첨단교통연구실장/연구위원 백남철


‘저탄소 녹색성장’이라는 국가비전을 단기간에 가시적으로 보여줄 수 있는 성공 상징으로 자전거정책을 추진하여 왔다. 그 결과, 한강변 등 레저용 자전거이용은 활성화되었으나 도시생활형 자전거 시설은 교통정체를 야기하고 교통안전에 취약하여 시민들의 공감을 얻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특히, 도시생활형 자전거전용도로 주변상인들과 시민생활불편으로 정책추진에 난관에 봉착하였다.

도시부 생활형 자전거도로시설을 내실 있게 추진하기 위해서는 ‘시민공감형’ 도시부 자전거도로 계획과정을 정립하는 것이 무엇보다 필요하다. 무엇보다 자전거 이용자의 안전성 확보가 취약하다.  2007년부터 2009년까지 3년 동안 서울시내 자전거도로에서 사고 발생건수와 사망자 수는 증가추세다. 2007년에는 1874건의 사고가 일어나 25명이 숨졌고, 2009년에는 3068건에 45명이 사망하였다. 또한, 통근ㆍ통학수단으로 승용차 이용 증가에 따라 자전거 이용은 감소하는 추세(승용차: 27.6 → 32.3%, 자전거: 1.3 → 1.2%, 통계청)하는 추세다.

이러한 상황에서 시민들의 공감을 얻을 수 있는 자전거도로계획에 대해 뉴질랜드의 자전거도로계획을 벤치마킹할 수 있다. 최근, 뉴질랜드 교통당국은  “Cycle Network and route planning guide(2004)”에서는 5가지 자전거도로 노선계획 방법론을 제시하고 있다.

첫째, 모든 가로(Every Street) 접근법이다. 모든 도로는 자동차뿐만 아니라 자전거도 기본적으로 이용이 가능하도록 설계되어야 한다는 개념으로 자전거도로 등 자전거이용에 필요한 시설이 설치되었는지의 여부와 관련 없이 적용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둘째, 도로기반 설계 접근법(Roads or Paths)이다. 차도와 분리에 대한 원칙을 말하는 것이며, 완전히 분리된 자전거도로(path), 차도와 나란히 연석 등 시설물로 분리된 자전거도로, 자전거전용차로와 같이 노면표시로 분리된 자전거도로, 차도와 별도의 분리가 없는 자전거도로로 구분 한다.
분리된 자전거도로 노선은 일반적으로 교외의 새로운 지구단위를 계획할 때 적용하며, 도심은 기존의 구조물들로 인해 분리된 자전거도로 노선계획이 어려우므로 일반적으로 차도에 따라 자전거도로를 계획한다. 이때 고려해야 하는 것은 물리적으로 차도와 분리된 자전거도로를 건설할지에 대해서이며, 실제 스웨덴과 덴마크의 경우에서는 기존 차도에 새롭게 물리적으로 분리된 자전거도로를 건설하였다. 다만 이로 인해 많은 비용이 소요되어 최근에 여러 유럽 국가들은 자전거전용차로 형태를 설계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연석으로 분리된 Cycle lanes(Utrecht, Netherlands)

셋째, 병렬 네트워크(Dual Network) 접근법이다. 자전거도로 노선 계획 시에 이용목적(생활형, 레저형 등)에 따라 병렬 네트워크를 구성할 수 있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자전거전용도로는 주거지 인근의 쇼핑이나 통학 등의 단거리노선에 적용이 가능하며, 자전거이용이 익숙하고 레저목적의 통행이 많은 노선에는 자전거전용차로가 적합하므로 2가지의 자전거이용이 많은 곳에서는 2가지 형태를 병렬로 적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병렬 자전거도로 설치 사례 (North Parade, Christchurch, New Zealand)

넷째, 계층적 접근법이다. 자전거도로 노선은 통행거리와 이용자의 성향에 따라 계층적으로 배정할 수 있다는 개념으로, 자전거노선 계획 시에 간선과 지선, 집산 등의 기능에 따라 적용할 수 있다.
 
다섯째, 시민요구(Needs) 접근법이다. 이는 자전거이용자와 관련 이해관계자들의 요구를 반영하여 점진적으로 자전거도로 노선을 계획하고 수정하는 방법이다. 자전거도로는 자동차도로와 달리 5년 단위로 비교적 짧은 수명주기를 가지고 수정해 나가야 한다.
이와 같은 노선계획 방법론을 이용하여 뉴질랜드에서는 기존루트와 새로 건설되는 루트를 포함하여 총 3,000km의 자전거도로를 건설할 예정이며, 이는 뉴질랜드 전체를 남북으로 연결하게 된다. 이 5가지 방법론은 뉴질랜드 교통당국이 유럽 자전거선진국인 네덜란드, 독일, 덴마아크 등의 성공사례를 조사 분석하여 내린 결론이다. 5가지 방법론 중에서 Every Steet접근법, Hierachy접근법, Needs접근법, Double Network접근법 등은 모든 자전거도로계획에 공통적으로 적용되어야 할 기본개념이기도 하다.

뉴질랜드에 비교해 보자면 우리나라는 도로기반접근법만을 사용하여 교통정체를 야기하고 시민들의 반발에 부딪쳐 왔다.  이를 비추어 볼 때, 모든 도로에 적용하기 위해서는 무리한 ‘링크형 도로다이어트 설계’ 방식처럼 교통정체를 야기하고, 택시정차 등 시민들을 불편하게 하는 방법보다,  ‘노드형 도로다이어트’ 설계방식을 우선 도입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노드형 도로다이어트로 교통소통을 방해하지 않고 교차로에서 저속형 전기차와 자전거의 안전대기공간을 확보하는 것이다. 교통정체를 회피하면서 시민들의 공감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도시부에서는 노드형이 안정화되면 링크형으로 발전시켜 나가야 할 것이다. 다음 그림처럼 자동차 정지선을 3-5m 정도 후퇴하여 자전거 대기공간을 확보하는 것이다.


독일 오버하우젠 사례                                                   독일 뮌스터 Bike-box

또한, 녹지대를 이전하여 자동차 주·정차 공간 확보 및 보행/자전거/자동차의 공존을 유도하는 개념도 필요하다. 녹지대를 이전 조성하되, 녹지대의 60-70%를 자동차주차장으로 조성하고 조성 주변에는 자전거주차를 허용하는 도로를 말한다. 청계천의 경우에 2개의 녹지대를 하나로 통합하여 중앙으로 옮기면서 자동차주행차로는 기존 녹지대로 옮기면서 보행/자전거/자동차의 공존을 유도하는 설계기법이 적절하다고 판단된다.


도시부 자전거전용도로(네덜란드) 자전거 통합 개념 도로

또한, 청계천 주변과 같은 도심 이면도로에는 일방통행제를 실시하고 보행/자전거우선가로를 조성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이는 자전거에 우선권을 주는 도로다. 벽돌과 특수칼라포장을 이용하여 전체적으로 자전거에 우선통행권이 있으며, 자동차는 시속 30km/h이하로 달리게하면 통과교통을 배제하여 접근목적의 자동차교통은 편리하게 하면서 보행/자전거의 안전을 확보할 수 있다. 도심 이면도로는 정주성과 쾌적성을 중심으로 접근성 차원에서 도심교통체계를 개편하여야 할 것이다. 이는 혼잡통행료와 Car Sharing 등 교통수요관리와 개인화된 대중교통수단정책과 맞물려야 실현가능하다.


이면도로 일방통행제                                     자전거 우선가로

앞으로 해야 할 일은 청계천과 같은 접근중심의 도로에서 자전거/자동차 겸용도로를 실현하는 것이다. 자전거/자동차겸용도로는  차량이 일시적으로 함께 달릴 수 있는 도로다. 일시적은 소요시간 개념이 아니라, 공간개념이다. 다음 그림과 같이 미국 포틀랜드의 자전거우선가로와 같은 개념으로 운영할 경우 자전거이용활성화가 기대된다



본 글은 녹색교통운동 소식지 3,4월호에 이사로 재직중이신 백남철(한국건설기술연구원 첨단교통연구실장) 박사님께서 기고하신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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